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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영화

[피의 연대기] 흥미롭고도 색이 선명한 영화





몇 번이고 보려고 영화 스케쥴을 확인했는데, 영 맞는 날이 없었다.

그렇게 개봉월이 지났고, 이대로 못 보면 어쩌지 하면서 조마조마해 하다가

더 늦잠 자고 일어나 뒹굴거렸어야 할 일요일에 상상마당으로 향했다.


생리 중에 이 영화를 본다면 더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내 몸을 일으켰을지도.


사람 의지로 결코 '참을 수 없는' 피를 흘리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서

내 몸도 현재진행형으로 계속 피를 흘리고 있었고 그 기분이 참 묘했다.

영화에서는 지하철에 생리혈을 묻히고 도망간 여자에 대한 몇 년 전의 이야기가 나왔는데

나 역시도 '나 일어났는데 의자에 묻어있으면 어쩌지'하는 걱정을 내내 하고 있었다.

뭐랄까, 3D? 4D? 그런 느낌?


3년쯤 전, 학원 의자에 묻혔던, 2년 전 내 치마에 흥건히 새어나왔던, 빨간 피

그리고 자면서 새어나와 수없이 빨았던 팬티와 침대보에 대한 생각이 계속 스쳐 지나가면서

영화 속 이 한 마디에 빵 터졌다. "아 씨발 귀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