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처음 읽던 1월 27일, 일기장에 적었던 짧은 소감
뭐지? 왜 이렇게 재밌지? 신기한데? 기묘해!!!!!!!!!!!
내가 밀란 쿤데라의 책을 이렇게 재밌게 읽을 줄이야. 퇴근길, 기묘한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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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쿤데라, 쿤데라, 하는 것이 아니구나 싶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읽다 실패한 기억이 있어 [무의미의 축제]가 굉장히 얇은 책인데도 불구하고 진입장벽이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이라는 어렵디 어려운 책을 읽고난 직후라서 그런가 [무의미의 축제]에 대해 갖고 있던 거부감이 감소되어서 과감히 펼쳐들었다.
피곤한 퇴근길에 읽기 시작했는데 읽어 나갈 수록 눈이 말똥말똥해지는 기묘한 체험. 뭐지 이건! 대체 이 책이 무슨 내용이냐고 정리를 해보라 하면 내 짧은 언어 구사로는 뭐라고 말할 수는 없는데.. 뭐랄까.. 내가 언젠가 느꼈던 내 자신에 대한 의문, 누군가에게 터놓고 말하기엔 내가 너무 이상한 애가 되어버릴 것 같아 혼자 품고 있던 그 의문이, 실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고나 할까. 너 참으로 이상한 애로구나, 생각했던 스스로에게 이상한 건 너 혼자만이 아니야, 라고 밀란 쿤데라가 이야기해주는 것 같았다.
이동진과 김중혁은, 이 책을 두번 읽고 세번 읽으면 또 다르게 읽히긴 하지만 우선 처음 읽을 때는 그냥 편하게, 네 남자의 우정 이야기로구나 하고 넘어가라고 했다. 그래 이 책에서 쿤데라가 말하고자 하는 깊은 속뜻이 무엇이건 간에 상관 없고, 쿤데라 책 첫 정복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아주 만족스럽다.
"바빠서가 아니라 달리는 게 좋아서 뛰는 사람들"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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