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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책

[사랑이라니, 선영아] 김연수, 문학동네



아니 이런 예쁜 빨강에, 예쁜 노랑이라니.

나는 정말 이 두 색의 조화가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 iPhone effect)



사랑이라니, 선영아
국내도서
저자 : 김연수
출판 : 문학동네 2015.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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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영, 광수, 진우




김연수 작가의 소설은, 원더보이 외엔 전부 실패한 줄로만 알았더니, 아니었다.

안 읽은 줄 알고 도서관에서 냉큼 빌려왔는데 아무래도 읽었던 것만 같다.

언제 읽었는지는 모르지만 기억에 남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공감하지 못했던 것이니 다시 읽게된 것이 나쁘진 않았고

그 사이 더 많은 사랑의 감정을 경험했을 터이니 전에 읽었던 때보다 더 공감하며 읽을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계속...


읽었으나 여전히.

읽은 지 고작 사흘 쯤 지났는데 벌써.

무슨 얘기인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

아주 솔직한 마음이다.ㅋㅋㅋ


이런 낭패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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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두 사람이 함께 빠져들었지만, 모든 게 끝나고 나면 각자 혼자 힘으로 빠져나와야 하는 것. 그 구지레한 과정을 통해 자신이 어떤 종류의 인간인지 뼛속 깊이 알게 되는 것. 그게 바로 사랑이다. 47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사랑이라는 관계에서 혼자서 빠져나올 때마다 뭔가를 빼놓고 나온다는 점이었다. 그리하여 사랑이 되풀이될수록 그 관계 속으로 밀어넣을 만한 게 많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그때쯤이면 누구나 자신이 누구인지 더이상 헷갈리지 않게 되는데 (후략)  48


사랑을 통해 우리는 저마다 위대한 개인으로 자란다. 거울에 비친 그 위대한 개인을 사랑할 때 우리는 다른 사람을 향해 단호한 어조로 "사랑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가 지구에서 얼마나 멀리까지 갈 수 있느냐는 미항공우주국의 업무지만, 우리가 얼마나 깊이 사랑할 수 있느냐는 스스로 대답할 문제다. 그건 우리가 얼마나 자신에 대해 깊이 알고 있느냐, 혹은 우리가 얼마나 자신을 깊이 사랑하느냐에 달린 문제다. 67


당연히 사랑에 빠지게 되면 우리는 상대방을 알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쓴다. 부모님은 자상한 분인지 고지식한 분인지, 형제끼리는 서로 마음이 잘 통하는지 아닌지, 지금 사는 집은 어디인지, 거기서 태어났는지 아니면 고향은 어디 다른 곳인지 끊임없이 물어본다. 질문과 대답이 되풀이되면서 사랑은 점점 더 깊어진다. (중략) 상대방에 대한 구체적 호기심이 모두 충족되고 나면 추상적 호기심이 시작된다. 슬플 때는 곧장 눈물을 흘리는지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대범하게 구는지, 태어나서 제일 기뻤던 순간은 언제이며 다시 돌아가고 싶은 시절은 또 언제인지, 삶을 자신의 눈으로만 바라보는지 다른 사람의 눈까지 생각해서 바라보는지 등이 두번째 굽이에서 알아내야만 하는 것들이다. 89


질투가 없는 사람은 사랑하지 못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억이 없는 사람은 사랑했다는 증거를 제시할 수가 없다. 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