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엄마가 깨우는 소리에 분명 눈을 떴는데
그건 뜬 것도 아니고 감은 것도 아니고.
간밤에 너무 많은 꿈을 꿨다는 생각이 스윽 스쳤다. 아아 피곤해.
한 다리 건너 아는 사람이 뜬금없이 내 꿈에 나왔는데
좋은 모습이 아니었던지라 친구에게 연락을 넣어뒀다. 그 친구 별 일 없지.
난 졸려도 밥을 먹는다. 밥 먹고 또 잘 것 같아도 먹는다.
아침밥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
약 일주일 전부터 영양식에 신경 쓰는 엄마 덕분에 아침 식단도 푸짐했다. 다 먹었다.
방에 들어오니 널부러져있는 이불보.
잠시만 누워있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 그대로 엎어졌다.
사실 나에게 꼭 잠시만 누워있어야 하는 이유는 없기에.
내키는대로.
핸드폰을 켜고 메디앙스에 들어갔다가
참소녀의 쪼이 뽀이 쪼뽀뽀 인가가 궁금해서 그것을 듣겠다고 벅스앱을 실행시켰다.
쪼이 뽀이 쪼뽀뽀 인가 하는 노래는 전혀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그냥 틀어놓고 들었다.
그 노래를 시작으로 내 음악목록에 있는 노래들이 랜덤으로 재생되었다.
그러다가 어떤, 제목을 알 수 없는 노래가 흘렀는데
가수면 상태의 꿈속에서 내가 이 음악에 맞춰 룸바 박자를 찾고 있었다. 아니, 춤까지 췄던가?
그러다가 잠깐 정신 차리고 제목을 확인했는데
그게 에피톤 프로젝트의 손편지 였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 들어보니 막 룸바에 잘 어울리는 음악 같지는 않지만 굳이 박자를 찾자면 찾을 수 있겠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룸바 박자 못 찾아서 헤맸었는데
꿈 속에서 룸바 박자를 맞추고 있다니. 감개무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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