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미/창작

너무 여자



어렸을 적엔

외출 준비하는 데만 두 시간이 더 걸리는

너무 여자인 엄마를 기다리는데 지쳐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속으로 말했다


며칠 전엔

스킨부터 아이크림까지 무려 일곱가지를

곱게 펴바르는 엄마를 기다리다가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오랫동안

너무 여자인 엄마로 있어요속으로 말했다


허얘진 발뒤꿈치에 까무라칠 듯 놀라고

늘어지는 주름살도 당연하다 여기지 말고

언제나 예쁜 손톱 스스로 가꾸며

딸보다도 더 부지런히 얼굴팩하면서


그렇게 너무 여자인 우리 엄마가

이제는 너무 예뻐요





*


오늘은 조금 진지해서 마음에 들진 않지만

꼭 한 번 쓰고 싶었던 이야기. 다음엔 아빠를 주제로!


'취미 > 창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화도  (0) 2016.04.21
주말 아침의 목소리  (0) 2016.04.17
보풀  (0) 2016.03.21
여자, 향기  (0) 2016.03.17
세 번의 진심  (0) 2016.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