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책
2016. 10. 3.
[환상통] 이희주, 문학동네 (제 5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 수상작)
"당신은 평생 이 정도로 사랑하는 감정을 알지 못할 거야." 살면서 누군가에게 이렇게 미칠 수 있을까. 내 몸의 온 세포가 그들을 향해 있던 시절, 열넷에서 열다섯 사이. 팬질이라면, '빠순이'라 폄하되는 활동이라면 누구 못지 않게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했던 때. 그런 때가 있었다는 사실이 부끄럽기는커녕 오히려 내 마음 한 구석에 둥지를 틀어, 스물아홉이 된 지금까지도 내 삶의 든든한 자양분이 되어주고 있다. 나는 이때부터 정말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 법을 몸으로 익힌 것 같다. 나의 온 마음을 인투해서 쏟아부어 사랑함으로써 속절없이 빠져들었던 내 감정을 미련없이 털어낼 수 있었던 그 때의 사랑하는 습관이 지금의 내게 고스란히 남아있다. 음식이나 작은 습관은 물론이고, 취미활동에든, 그리고 사람에게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