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책
2011. 8. 28.
약 한달에 걸쳐 읽은 은희경의 소설집 [타인에게 말걸기]
예전부터 단편소설 모음집을 좋아하지는 않았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가, 스스로 자문해 보았지만 역시 떠오르지 않는다. 다만 그 어떤 단편도 기억에 남아있지 않다는 것만은, 똑똑히 기억한다. 난 장기기억력이 좋지 않다. 그런 내가, 읽는 데 약 1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 단편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에게 닥친 특별한 사건, 그들의 성격, 혹은 그들 사이의 갈등, 뭐 이러한 자질구레한 것들을 기억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갈등이래봤자, 1시간 안에 끝나야 할 갈등이 뭐 얼마나 기억에 남겠냐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은희경의 [타인에게 말걸기]를 굳이 구입한 이유는, 그녀의 장편소설 [새의 선물]에 홀딱, 반해버렸기 때문이다. 그녀가 사용하는 모든 수사, 표현력, 묘사력, 조그마한 행동을 설명해내는 그 능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