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시
2013. 3. 3.
시 읽기
시를 알면 세상이 시로 보인다는 글귀(노래 대신 시를 외워보니/윤세영의 따뜻한 동행/동아일보/2013.2.21)를 마주쳤다. 윤세영은 이어 "봄눈이 내리면 유금옥 시인의 '춘설'이, 동백을 보면 최영미 시인의 '선운사에서'라는 시가 저절로 떠올라 맑고 겸허해진다."라고 적었다. 나는 기형도 시인의 '밤 눈'이라는 시가 떠올라 그녀의 문장에 격하게 공감했다. 작년 쯤, 한 친구가 시를 외울테니 확인해달라며 내게 시집을 건넸다. 친구가 허공을 바라보며 한줄 한줄 낭송하길래, 나도 모르게 따라 외웠던 바로 그 시. 지금은 또 까먹었지만, 한 때나마 내가 외웠던 유일한 시 한 편. 아직 세상이 시로 보일 만큼은 아니지만, 겨울에 눈이 내리면, 아주 가끔 이 시가 떠오른다. 네 속을 열면 몇 번이나 얼었다 녹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