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2014. 9. 14.
필름카메라 들고 출사
옛날옛적, 스물 세네살 즈음에? 이 필름카메라를 중고로 샀던 것 같다.처음으로 해보는 중고 거래라서 걱정이 많았는지; 중고거래 전 저녁으로는 만두를 먹었고, 횡단보도를 건너가 만났고, 하는 등의 사소한 과정들이 촤라라 선명하게 기억이 난다. 초보자의 운, 이라고. 이 필름카메라를 처음 만지던 때에 찍었던 필름들은 참 잘 나왔었는데언젠가부터 인화할 때마다 죄다 어둡거나, 혹은 필름이 아예 안감겨있었다거나. 해서 기대에 부풀어 있던 내 마음이 와르르 무너진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올해 6월 즈음 경주로 여행 갔을 때도, 아 이건 작품이겠다, 하고 찍은 게 꽤 됐었는데알고 보니 필름이 하나도 안 감겨 있었다.혹시나, 설마, 하면서 뚜껑을 열어 확인해보려할 때, 정말 손이 덜덜 떨리고, 가슴이 콩닥콩닥 뛰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