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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추천

향을 좇아


▲ 엘라스틴 실크리페어 샴푸 및 컨디셔너



난 화장품 후기 쓰는 블로거는 아니지만 이건 정말 포스팅해야겠다.

내가 약 반 년 간 이 냄새의 출처를 알아내려 노력했는데 잘 안 됐다.

결국 포기하려고 마음 먹은 그 날, 정말 우연히 마주친 그 향기.

너였구나, 엘라스틴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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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원에 오수#(별명 샐러드)과 오명&(별명 오맹구) 자매가 있다.

내가 정말 아끼는 아이들인데, 그들이 내 곁으로 오기만 하면 정말 좋은 냄새가 났다.

처음엔 세제 냄새인 줄 알았다.

"맹구야, 너네 집 세제 뭐 써?" 알 리가 없지. 나도 우리집 세제 뭐 쓰는지 모른다.

그래서 숙제를 냈다. 세제 뭐 쓰는지 알아오라구.

맹구가 며칠이 지나도 알아오지 않아서 샐러드에게도 숙제를 냈다. 제발 좀 알아와달라구.

집이 뛰어서 1분 거리인데 집에만 가면 까먹는지, 절대 알아오질 않았다.

그렇게 어영부영 몇 달이 지났다.


그런데 나중에 유독 머리카락에서 그 좋은 냄새가 난다는 걸 발견, 이젠 샴푸 냄새를 알아오라고 했다.

자기들도 매일 머리 감을텐데, 샴푸 이름은 그래도 까먹지 않고 알아오지 않을까 싶었는데 마찬가지였다.

심지어는 자기 머리카락 냄새를 맡으면서 "아무 냄새 안나는데" 이러기를 또 몇 주.

이젠 정말 포기하려는데 지난 화요일 맹구네 어머니께서 학원 앞에 와계셨다.


기회다! "맹구야 얼른 엄마한테 샴푸 뭐 쓰냐고 여쭤보고 와!"

맹구가 어이없이 웃으면서 달려가 물었다. 아 이제 드디어 알 수 있겠구나 했는데 맹구가 아무런 결과물 없이 돌아왔다.

이놈 맹구, 제대로 안 물어봤구나 싶어 내가 직접 가 공손히 여쭈었다.

"냄새가 정말 너무 좋아서요. 혹시 무슨 샴푸 쓰세요?"

맹구의 머리카락 냄새를 맡으며, "호호 아무 냄새 안나는데요. 제가 아침저녁으로 씻겨서 그런가봐요^.^"


헐. 어머니도 모르시다니. 이젠 끝이구나ㅠㅠ

어머니에게 숙제를 내드릴 순 없는거니까.

그렇게 그 냄새의 출처는 결국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은 채


난 퇴근 후, 샐러드의 실명과 똑같은 이름을 가진 친구의 생일을 축하하러 갔다.

그리고 그 친구의 머리카락에서 같은 냄새를 맡았다!!!!!!!!!!!!!

어쩜 이름도 똑같고 쓰는 샴푸도 같아?????? 이런 우연이!!!!!!!!!!!!!!!!!


신기하게도 그 친구 역시 자기 머리카락에서 아무 냄새 안난다며ㅋㅋ 술집에 있다가 나와서 술집 냄새 난다며ㅋㅋㅋㅋㅋ

날 어이없게 했지만 어쨌든 샴푸 이름은 밝혀냈고

난 다음 날 퇴근하며 그 샴푸를 겟했고. 그 날 저녁 내 머리 향기에 취해 쿨쿨 잠이 들었고.

이 글을 포스팅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내 머리카락 냄새를 킁킁거리며 on cloud nine.


향은 원래 컨디셔너를 써야 더 강해진다는 엄마 말에 평소 하지도 않던 컨디셔너까지 꼼꼼히 한다

샤워하는 걸 싫어하는, 그 중에서도 머리 감는 시간을 제일 싫어하던 내가 매일 아침저녁으로 머리 감고 싶어 화장실에 들어간다.

이 향기가 옅어질까 싶어, 내가 그렇게 좋아하던 실크테라피 에센스는 바르지도 않고 있다.

혹시나 해서 검색해봤는데 엘라스틴 실크 리페어 헤어에센스도 있단다T_T 당장 겟하겠다.



이상. 향을 좇아 달려온 지난 반 년간의 결과물 투척 끗.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