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장은진 작가의 『아무도 편지하지 않다』 를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다.
나에겐 책을 구입하기 위한 원칙이 하나 있다. "선독서 후구입"
이 원칙은 최근 이사하면서 내가 소장하고 있던 책 대부분을 중고로 팔게 된 이후 탄생했다.
나름 커다란 책장을 가지고 있었고 그 책장에 꽤나 많은 책들이 꽂혀 있었는데
알고 보니 별 소장가치가 없는 책이었거나, 재미있게는 읽었으나 또 읽고 싶지는 않은 책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과감하게 처분했다. 그 당시 알라딘 중고샵에서 '골드셀러'가 되었다며 좋아했던 게 새록새록 떠오른다.
텅 비어버린 책장을 보면서, 이제는 소장 가치가 있는 책들만 꽂아두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사를 가더라도 바리바리 싸들고 가고 싶은 책들로만.
혹은 자신있게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선물하고 싶은 책들로만.
『아무도 편지하지 않다』 는 내 원칙을 세운 이후 처음으로 구입하고 싶은 책이었다.
『그녀의 집은 어디인가』는 바로 그 소중한 책을 쓴 장은진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이다.
그래서 기대가 좀 컸다.
이 책은 구입할 필요는 없다고 결론 내렸다.
독특하고 새롭다.
한 번 쯤 빌려서 읽기에 좋다.
주인공: 와이(나), 케이(쓸모없는 부자 친구), 제이(전기 먹는 여자)
바삭거리지 않아서 그런지 비스킷은 맛이 없었다. 아니, 먹는 재미가 없었다. 문득 비스킷은 소리로 먹는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3
케이는 마치 귀를 자른 걸 후회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나는 후회하느냐고 차마 묻지 못했다. 어떤 대답이 돌아오든 결과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후회하기 위해 사는 게 삶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78
그녀는 이 세상에서 평생을 해도 끝마칠 수 없는 일은 책을 읽는 일일 거라고 했다. 평생 읽어도 결국 책이 남는다는 것이었다. 내가 남느냐, 책이 남느냐. 어떤 인간도 책 앞에서 남을 수는 없었다. 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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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 것]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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