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역에 내렸다.
출근 길. 2년 가까이 걷던 길.
익숙한 길을 걸을 때면
다른 생각을 하며 걷거나 혹은 아무 생각 없이 걷느라고 시야가 좁아진다.
문득 정신을 차렸을 때 눈 앞에 놓여 있던 노란 개나리.
그렇게 뒤를 돌아보니 학교 담장이 온통 노란빛이다. 무르익지는 않았지만.
병아리떼를 지나치자마자 목련과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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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다.
새로 핀 꽃은 언제나 느닷없이 발견된다. 봄꽃은 더 그렇다. 마트에서 커피 프림을 사 오다가 맞은편 빌라 단지 담장에서 노란 무더기의 개나리를 보았다. 아, 하고 감탄할 사이도 없이 그 안쪽 키 큰 나무에 매달린 목련 송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돌아서다가 이번엔 옆 건물 화단에서 산수유를 보았다.
봄이다. 꽃 세 개를 한꺼번에 보았다. (아홉번째 집 두번째 대문,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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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소설가들은 이런 일상의 소소함을 어쩜 그리 잘 표현해내는가.
새로운 길을 걸을 때의 두리번거림으로
오감을 활짝 열어 내 주변의 모든 소소함을 사소하지 않게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많은 연습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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