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아이들이랑 어떻게 헤어져, 싶었던 아이들을 네 달 만에 만났다. 마틸다를 꼭 닮은 헤어를 하고 온 것 외에 아무 것도 달라진 것 없이, 8월 22일 헤어지던 때와 똑같은 모습으로 나타난 아이들을 보면서 헤어짐이란 게 별 것 아니구나 싶었다. 이렇게 다시 만나면 될 걸. 삼성영어를 떠난 지 4개월, 그 사이 함께 일했던 쌘드라티처와는 두 번 만났고 원장님, 부원장님과는 세 번 만났다. 안녕, 하며 슬프게 떠났지만 한 달에 한 번 꼴로 다시 안녕, 하며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이제는 우리가 서로 떠나가야 할 시간 아쉬움을 남긴 채 돌아서지만 시간은 우리를 다시 만나게 해주겠지 우리 그때까지 아쉽지만 기다려봐요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다시 만나기 위한 약속일거야 함께했던 시간은 이젠 추억으로 남기고 서로 가야할 길 찾아서 떠나야 해요"
015B의 이젠 안녕, 이라는 노래를 알게 된 후부터 누군가와 헤어질 때마다 이 노래를 떠올리곤 했다. 왜 그렇게 감상적으로 젖어들던지, 슬프고 슬퍼 어쩔 줄을 몰라했던 때가 있었다. 그렇지만 헤어짐이란 건 꼭 그렇게 슬픈 것만은 아니었다. 오늘 다시 읊어본 015B의 가사는 슬프다기보다는, 뭐랄까, 그냥 있는 사실 그대로를 적어내려간 설명문 같은 느낌이랄까. 따뜻한 설명문.
최근에 알게된 분 중에 일주일 간 머물렀던 교실을 떠나며 텅 빈 교실을 향해 안녕, 이라고 인사를 한 선생님이 계셨다. 그 짧은 기간 머물렀던 공간에까지 안녕, 인사를 하는 분이라면 마음을 주었던 사람에겐 얼마나 따뜻한 사람일까 생각했다. 안녕, 이란 인사를 참 따뜻하게 건네던 분이었다.
네 달 만에 또 한 번 헤어지는 맹구와 작은 사과에게 따뜻하게 안녕, 이라고 인사했다. 오늘 저녁은 1도 슬프지 않았다.
2015, 곧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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