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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공연

[2017년 두번째 뮤지컬] 빌리엘리어트 (빌리역: 심현서 군)




2017.12.9. 토요일. 신도림 디큐브시티 아트센터. 


빌리엘리어트는 영화, 그리고 다른 채널(기억은 안나지만)을 통해 두 번 이상은 본 것으로 기억하는데도

뮤지컬 빌리엘리어트는 또 한번 좋았다.

처음에 인터미션 20분 포함 총 180분이라고 했을 땐 다소 길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정말 순식간에 지나갔다. 아쉬울 정도로.


어린 빌리가 이끌어가는 뮤지컬이기 때문에 공연 도중 아이가 다치거나 하면 공연은 즉시 중단될 수 있다는 안내 문구가 있었다.

그 안내 문구에 '그래, 그렇지만 그런 일은 보통 일어나지 않지' 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공연을 다 보고 나오니, 무슨 일이 일어난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오히려 아무 문제 없이 공연을 잘 마쳐서 다행일 만큼

뮤지컬 빌리엘리어트는 어린 빌리에게 꽤나 과격하고 힘든 공연이었을 것 같다. 심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전부!


그러나 그런 모든 부담감 다 이겨내고, 

마지막 커튼콜 인사까지 정말 환한 웃음으로 잘 마무리해준 빌리 역의 심현서 군이 정말 너무나 대견해서 아주 열심히 박수를 쳤다.



빌리 엘리어트를 보면서 눈물 훔치기를 열 번쯤 했나보다. 

처음에 엄마 편지를 읽는 부분에서는 거의 오열을 했고, 여기저기에서 눈물 먹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주변 환경 때문에 오디션을 보러가지 못한 빌리의 한 맺힌 춤사위에서 또 한번 오열.

나의 재능과 흥미가 발레에 있다는 것을 나 자신이 알고, 그것을 인정해주는 스승이 있고, 기회가 찾아왔는데,

지금 이 시국에, 너 혼자 세상 밖으로 나가 배신자가 되려고 하느냐며 막아서는 형과

빌리의 재능에 날개를 달아줄 만한 형편이 되지 않는 아버지. 빌리가 할 수 있는 건 춤으로 그 마음을 표현하는 것뿐이었을 터.


그 이후에도 

아버지가 빌리를 위해 파업을 중단하고 일터로 돌아가는 장면, 결국 배신자로 낙인 찍히는 장면, 

어린 빌리를 위해 같이 파업을 하던 동료들이 한푼두푼 모아 런던 오디션에 갈 채비를 마련해주는 장면,

선생님과 안녕, 하는 장면, 엄마와 안녕, 하는 장면, 마지막으로 우리의 마이클 군과도 안녕, 하는 장면


눈물샘이 폭발했는지 정말 짧은 장면에도 눈에 물이 그렁그렁해져 내 얼굴은 점점.. 민낯이 되어갔다.




 


올해 상반기에 본 브로드웨이 내한공연 '시카고' 보다

동반인이 무려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본 '라이온킹' 보다

내용 다 알고 본 국내 뮤지컬 '빌리엘리어트'가 


훨씬 더 좋았다는 사실.




ps. 아, 그리고 발레 선생님 역의 '최정원' 배우는 캐스팅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