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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책

[톰소여의 모험] 마크 트웨인, 민음사

톰 소여의 모험
국내도서
저자 : 마크 트웨인(Mark Twain) / 김욱동역
출판 : 민음사 2009.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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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을 사랑한 톰 소여, 조 하퍼, 그리고 허클베리 핀

어른들 속 썩이는 데는 아주 재주꾼인 세 아이들 이야기


오늘은 또 얼마나 신나는 일을 벌일까 궁리하던 톰 소여와 헉은 어느 날 밤 살인 사건을 목격하게 되고, 

어른들한테 꾸중만 들으며 시무룩해진 톰 소여와 조 하퍼는 해적이 되자며 마을을 떠나는 길에 헉을 데리고 간다.

자신들의 장례식 날에 의기양양하게 돌아온 세 아이들

그리고 어느 날, 보물을 찾자며 돌아다니던 중 우여곡절 끝에 진짜(!) 보물을 찾게 되는데..


보물을 찾아서 부자가 된 톰 소여와 헉, 그러나 허클베리 핀은 도무지 이 생활이 맞지가 않는다.

허클베리 핀이 다음과 같이 말할 때, 최근에 본 <황금빛 내 인생>이 떠오르면서 묘하게 겹쳐졌다.



"이제 그 얘긴 그만둬, 톰. 나도 노력을 해 봤지만 잘 되지가 않아. 잘 안 된다고. 그런 생활은 나한텐 맞지 않아. 익숙지가 않다고. 과부댁이 내게 정말 친절하게 잘해 주지만 난 그런 생활 방식은 견딜 수가 없거든. 날마나 아침이면 같은 시간에 일어나야 하고, 또 세수를 한 뒤에는 숨이 막힐 듯 북북 빗질을 해 대고, 과부댁은 장작 헛간에서 잠도 못 자게 해. 게다가 금방이라도 숨이 막힐 것 같은 그 빌어먹을 놈의 옷을 입어야 한단 말이야, 톰. 공기도 통하지 않는 것 같은 옷 말이야. 얼마나 거지 같은지 땅바닥에 주저앉지도 못하고 눕지도 못하고 뒹굴지도 못한단 말이야. 지하실 문짝 위에서 미끄럼틀을 탄 지가 글쎄, 몇 년이나 지난 것 같아. 교회에 가서 땀을 뻘뻘 흘려야 하고. 그 진부하기 이를 데 없는 설교는 끔찍해! 파리를 잡아도 안 되고, 뭘 우적우적 씹어도 안 되고, 또 일요일에는 하루 종일 구두를 신고 있어야 하잖아. 과부댁은 종이 땡땡 울리면 식사를 하고, 종이 땡땡 울리면 잠을 자고, 또 종이 땡땡 울리면 일어난다니까. 모든 일이 하나같이 지독하게 규칙적이어서 정말로 견딜 수가 없어."


"다른 아이들도 다 그렇게 하고 있어, 헉."


"톰, 어쨌든 마찬가지야. 난 다른 아이들이 아니잖아. 그러니 더이상 참을 수가 없다고. 그렇게 얽매여 사는 건 정말 끔찍한 일이야. 먹을거리가 너무 쉽게 얻어지니까 도무지 밥맛이 없어. 그런 식으로 먹는 건 재미가 없거든. 낚시질 갈 때도 허락을 받아야 하고, 헤엄치러 갈 때도 허락을 받아야 해. 허락을 받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이 한 가지라도 있다면 성을 갈겠다. 그리고 점잖은 말밖에는 하지 못하니까 재미가 없지 뭐야. 그래서 날마다 다락방에 올라가 한참 동안 실컷 욕설을 퍼부어 대야만 입이 편하다고. 그러지 않으면 꼭 죽을 것만 같아, 톰. (중략) 게다가 조금 있으면 개학을 할 것이고, 그러면 학교도 가야 할 거 아냐. 난 공부는 정말 질색이야, 톰. 부자가 된다는 게 남들이 떠들어 대는 것처럼 그렇게 대단한 것이 아니더라고. 걱정에 또 걱정, 진땀에 또 진땀, 차라리 죽는 편이 낫다고 늘 생각하게 만드는 거야. 나는 이 누더기 옷이 편하고, 이 나무통 속에 누워 있는 게 편해. 난 이런 생활을 다시는 버리고 싶지 않아. 그 돈만 없었더라면 내가 이렇게 골치 아픈 일을 당하지 않았을 텐데. 그러니까 내 몫도 네가 다 가져. 나한텐 어쩌다 가끔 10센트짜리 동전 한 닢씩만 주면 돼. 그것도 자주 줄 필요도 없어. 나는 말이야, 쉽게 손에 얻을 수 있는 것 따위는 눈곱만큼도 관심 없어." /403-405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