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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취미에 대한 단상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한 시간 늦게 출근한다. 

덕분에 일주일에 두 번은 여유를 부릴 수 있어서 오늘도 그 소중한 시간을 책 읽는 데 보냈다.

내가 좋아하는 빈스토리 아이스라떼를 마시면서.


나는 이 시간이 참 좋다.


하필 오늘부터 내가 읽기 시작한 책이; 제목이 참 사진 찍기 곤란한 책이었는데.

제목은 이래도 나름 제7회 세계문학상 최종후보작에 올랐던 작품이다.

원래 오늘(목요일)까지 반납해야 하는 책이라서 웬만하면 그냥 반납하려고 했는데 앞부분을 조금 읽어보니 꽤나 흥미진진해서

그냥 연체하기로 결정.ㅋㅋ

토요일까지 반납하는 것을 목표로. 질주해야겠다. (토요일에 반납하면, 나흘 간 대출 정지T_T)







오늘처럼 나에게 자유시간이 주어지면, 나는 대부분 책을 읽으며 그 시간을 즐긴다. 카페에서.

그래서 누군가 나에게 '취미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나는 고민 없이 '카페에서 책 읽기'라고 대답한다.

그런데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은 게, 나도 그닥 오래되지 않았다.

취미를 정의하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렸을 적부터 대답하기 참 곤란했던 질문, what's your hobby?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 나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었다.


"만약 나에게 10시간의 자유가 주어진다면.

아무런 해야 할 일도 없고 (have to do), 주변에서 어떠한 압박도 주지 않는 완전한 자유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나는 책 한 권을 들고, 카페에 가서 조용히 책을 읽고 싶어졌다.


그러다가 시간적인 측면이 아니라 금전적인 측면에서 떠오른 또 다른 질문.

"만약 나에게 150만원이 주어진다면,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나는 여행이 가고 싶어졌다.


그러다가 마침내, 이 모든 것을 종합한 궁극의 질문이 떠올랐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기꺼이 내 마음과, 정성과, 시간과, 돈을 들여서 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


1. 요가 혹은 운동

2. 책 읽기 (특히 카페에서)

3. 블로그 포스팅

4. 댄스스포츠

5. 가끔, 여행


난, 이렇게 다섯 가지가 나왔다. (우선순위별로 적은 것은 아니고.)




최근까지도, 그러니까 바로 어저께도, 난 취미가 뭐냐고 묻는 사람을 만났었다.

그만큼 취미란 그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기본이면서도 고차원적인 '관계의 바탕'이 아닐까 싶다.



아! 갑자기 가을방학의 취미는 사랑, 이 듣고 싶어졌다.







bgm. 가을방학 - 취미는 사랑


미소가 어울리는 그녀 취미는 사랑이라 하네

만화책도 영화도 아닌 음악 감상도 아닌

사랑에 빠지게 된다면 취미가 같으면 좋겠대

난 어떤가 물었더니 미안하지만 자기 취향이 아니라 하네


주말에는 영화관을 찾지만 

어딜 가든지 음악을 듣지만 

조금 비싼 카메라도 있지만 

그런 걸 취미라 할 수는 없을 것 같대


좋아하는 노래 속에서 맘에 드는 대사와 장면 속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 흐르는 온기를 느끼는 것이 

가장 소중하다면서 물을 준 화분처럼 웃어 보이네


미소가 어울리는 그녀 취미는 사랑이라 하네

얼마나 예뻐 보이는지 그냥 사람 표정인데

몇 잔의 커피값을 아껴 지구 반대편에 보내는

그 맘이 내 못난 맘에 못내 맘에 걸려 

또 그만 들여다보게 돼


내가 취미로 모은 제법 값나가는 컬렉션 

그녀는 꼭 남자애들이 다투던 구슬 같대


그녀의 눈에 비친 삶은 서투른 춤을 추는 불꽃 

따스함을 전하기 위해? 재를 남길 뿐인데?

미소가 어울리는 그녀 취미는 사랑이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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