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불 끄고 잠자리에 누워 이불을 목까지 끌어온 다음에 새우처럼 옆으로 누워서, 트위터를 쭈욱 훑어보고 자는 게 습관이 되었다.
트위터를 하다 보면, 유용한 정보를 많이 접하게 된다.
그저께 저녁이었나, 트위터를 통해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소설가, 건축가, 의사 등의 지식인이 자신의 추천 도서를 공개하는 코너였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소설가 김영하의 서재에서, 김영하가 인터뷰한 내용이 내 마음에 불을 지폈다. 인용해 가져와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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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작가를 만든다
작가가 되는 데 책은 거의 100%의 역할을 하죠. 오직 책만이 한 사람을 작가로 만듭니다. 경험도 아니고, 주변 사람도 아니고 정말 책만이 온전하게 작가를 만든다고 저는 생각해요. 그래서 모든 작가는 독자였죠. 작가에서 출발해서 독자가 되는 사람은 없어요. 제가 우리나라의 동료 작가들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작가들에게도 물어봤는데 비슷한 과정을 거쳐요. 처음에는 특정한 소설, 특정한 작가의 열렬한 독자가 되죠. 그것을 읽다가 그보다 더 나은 책들을 읽게 됩니다.
어느 정도 읽다가 보면, ‘나도 이런 것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는, 그런 때가 있어요. 그래서 자기 안에 쓰고 싶어 하는 내용과 자기가 읽어 온 책들이 어떤 화학반응을 일으켜서 책상에 앉아서 글을 쓰기 시작하는 거죠. 그게 대부분 작가의 시작입니다. 그리고 작가들이 쓰는 소설이라는 것은 전적으로 새로운 것이 아니에요. 어떤 의미에서 작가들은 자기가 읽은 책에 대해서 그것을 다시 쓰고 있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자기가 읽었으나 100% 동의할 수 없었던 것에 대해서 자기 나름의 응답을 하는 것일 수도 있어요. 어떤 책들은 질문을 던지잖아요.
예를 들어서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이 ‘죄란 무엇이고, 벌이란 무엇인가, 죄에 대해서 합당한 벌은 존재하는가’ 이런 질문을 던졌다면 지금 그런 문제에 대해서 소설을 쓰고 있는 작가는 도스토옙스키가 제기한 그 질문에 대해서 자기 나름의 새로운 답변을 내놓고 있는 것이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소설을 쓴다는 것은 예전에 자기가 읽었던 것에 대해서 응답하는 것이죠. 그리고 그 전의 목소리들, 그 작가라든가 그 소설에 대해서 자기 방식으로 말을 하거나 주석을 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작가가 된다는 것은 책의 전적인 영향이라고 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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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마음이, 몽글몽글. 기분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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