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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책

[코끼리는 안녕] 이종산, 문학동네


보통은 책 한 권을 다 읽은 후에 리뷰를 썼는데, 오늘은 이 느낌으로 그대로 쓰고 싶어서.


몇 년 전에 구입했는지 기억도 안나는,

중고서점에서 그저 제목 예쁘고 출판사 문학동네라는 이유로만 그냥 골라 집었던.

그러다가 처음 몇 장 읽고는 도저히 이해 불가한 내용에 그만 접고 말았던.


그런데 아내 죽이기, 읽다가 연체해버려서 도서관에서 대출이 불가능한 상황에 처하는 바람에.ㅋㅋ

집에 있는 책 중에 안 읽었던 게 뭐가 있더라 -

하다가 어쩔 수 없이 골라 들었던 바로 그 책.


한 번 중도포기한 경험이 있는 책이라T_T

읽기 전에 다른 블로그 리뷰와 책뒷편에 수록되어 있는 작가 인터뷰부터 읽으면서 준비운동을 했다.

이번에는 포기하고 싶지 않아. 결연한 마음가짐으로.


그런데 시간(나이듦)의 힘인지, 나의 준비운동의 효과인지,

이번에 읽을 때는 쏙쏙 들어오면서 피식피식, 몇번이나 웃게 되는거다.


아직 반도 안 읽었는데. 벌써 마음에 들었어.




코끼리는 안녕

저자
이종산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2-06-0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이 소설은 어쩌면 전혀 새로운 감각의 출현을 뜻하는지도 모른다....
가격비교


#주인공: 여기 주인공들 너무 헷갈림... 드라큘라, 미라, 마리(마리가 '나'인가?), 민구(맞나)



_ 조련사와 돌고래는 친할까요.

_ 친하겠지.

_ 말이 통하지 않는데 친할까요.

_ 말로 사귀지 않으니 친하겠지.

_ 그저 먹이를 따르는 것 아닐까요. 먹이를 주지 않으면 떠나지 않을까요.

조련사들은 돌고래들에게 먹이를 주느라 분주했다.

_ 굶어 죽지 않기 위해 떠난다고 해도 그전의 일들이 전부 거짓이 되는 건 아니겠지.

_ 아무것도 아니었던 게 될걸요.

_ 아무것도 아니었던 게 될 거라고 해서 아무것도 아니었던 건 아니겠지.

_ 그럴까요. 21


아침에 만나면 오늘 날씨 좋지, 하고 물었다. 나는 뭐라고 대답할지 몰라서 잠깐 멍해졌다. 해가 난다고 좋은 날씨인가. 25


화장실에서 나와보니 드라큘라가 사라지고 없었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는데. 지나가다 만난 사이니 이렇게 헤어질 수도 있겠지. 그래도 인사는 하고 가야 하지 않나. 화가 나버렸다. 나는 출구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_ 이봐, 어디 가.

드라큘라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의 손에는 츄러스가 들려 있었다. 29


눈을 깜박였다. 드라큘라가 눈꺼풀에 붙어 있었다. 성가셔서 눈을 비볐더니 손에 옮겨 붙었다. 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