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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강릉] 오직 바다만이 목적이었던 즉흥여행


개천절 연휴를 끼고, 사람들과 함께 부산으로 가기로 되어 있던 날.

그 여행이 취소가 되면서 갑자기 너무너무 답답해졌다.

올해 남은 빨간날이라고는 한글날과 크리스마스뿐이 없는데 그것들은 다 목요일이라서 3일 연속 연휴인 때는 이번이 마지막인 것.

어떻게든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


혼자 떠나는 여행은 너무 오랜만이라서 자꾸 망설여졌던가보다.

개천절 날 오후 1시 10분까지도 바다를 보러 갈까 카페 가서 책을 읽을까 고민하다가

오늘 저녁에 내가 어느 쪽을 선택했을 때 아쉬움이 덜할까 생각해보니,


답이 나왔다.


고속터미널로 가서 3시 티켓을 끊었고, 버스에 올랐다. 

그 때까지도 아직 '참 여행의 맛'을 느끼지 못했는데

달리는 버스에서 Begin Again OST를 듣기 시작하니까


가슴이 뻥 뚫렸다.




강릉으로 가는 버스,

Begin Again 을 들으며.


강릉 게스트하우스 '힐링비치' 호프집에서 맥주 한 잔과 함께 

<보헤미안 랩소디> 주간.


드디어 바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오직 바다.


우와. 좋은 거울이다.


아침에 1시간이 넘도록 앉아있었던 예쁜 벤치.

마치 흔들흔들 움직일 것만 같다.

등 대고 누워있으면 그렇게 편할 수 없다.


벤치에 기대 누워 보이던 바다.


벤치에서 페디큐어도 했다..ㅋㅋㅋ


나의 이번 강릉여행에서 가장 요긴하게 써먹은 아이템 첫번째, 주황파카!

이 녀석이 없었으면 바다고 뭐고, 오들오들 떨려서 아무것도 못했을 듯.


두번째, 보헤미안 랩소디. 다 읽고 왔다! 여행과 어울리는 내용은 아니었으나.ㅋㅋ

세번째, 일기장처럼 쓰고 있는 남아도는 엽서들.

이번 여행에 함께한 엽서는 <FERNANDO BOTERO 페르난도 보테로>


돌아오는 버스, 맑아진 하늘.


"친구들과 떠나는 여행이 잊어버렸던 생의 의욕을 되살려주는군요.

이달에는 혼자 떠나지 말아요. 괜히 기분만 처지고 우울해질 뿐입니다."


강릉고속터미널 서점에 꽂혀 있던, PAPER를 꺼내 들었다.

별자리 운세를 보았다. 


하나도 맞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