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210 - 150213
주인공: 태만생, 만생의 부모님, 태화, 유진, 오선, 그 외 이웃집사람들, 봄,
▼ 내게 남은 문장들 ------------------
갑자기 치솟는 기억들이 있다. 아무 생각 없이, 하릴없이, 넋 놓고 지내다가 툭 돌부리에 걸리듯이 내 머릿속 기억회로에 숨은 함정과도 같은 기억들. 89
슬플수록 농담을 하라. 엄마의 말이다. 기쁠수록 열심히 춤을 춰라. 아버지의 말이다. 당분간 춤을 출 일은 없을 것 같고, 별의별 농담을 쏟아내야 할 날들이 이어졌다. 220
아프다, 라는 말은 참 발음하기 쉬운 낱말이다. 받침도 하나없고 된소리도 없다. 그저 입을 벌려 숨만 내쉬어도 아, 파, 라는 소리는 저절로 나오게 되어 있다. 세종대왕은 아무래도 큰 병을 앓은 적이 있는 사람임에 틀림없다. 229
수상 소감
… 돌이켜보면, 부끄럽다는 말, 고맙다는 말, 미안하다는 말, 보고 싶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들이 참 버거웠던 날들이었습니다. 아무에게도 읽히지 않는 글을 쓴다는 것은 정말 더할나위없이 그러한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흰 종이를 눈앞에 두지 않고서는 차마 숨쉬기 힘든 날들이기도 했습니다.
아직도 캄캄한 고속도로를 달리는 버스 안에서, 옆사람의 얼굴이 비치는 어두운 기차의 차창 앞에서 소리죽여 울곤 합니다. 내가 흰 종이에 매달리는 동안 많은 것들이 나를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 소중한 것들에게 고백합니다. 한 번도 그 떠나는 뒷모습을 모른 체하지 않았다고, 나는 그 날들을 기억하고 그날들은 아직도 내게 되풀이되고 있음을 이제야 말합니다.
(중략) 늦었지만 전화기 너머 소리내어 울던 나의 가족들에게 비로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합니다. 내게 주어진 가장 큰 행복은 내가 당신의 자식으로 태어났다는 것, 네가 내 동생으로 태어났다는 것. 고맙고, 고맙고, 미안합니다. 나를 이루는 모든 세포들은 바로 내 가족의 이름임을 오늘 다시 한번 명백하게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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