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바다]를 구입하려고 동네 서점에 들렀다.
대형서점에서 하듯이 검색대를 이용했는데 재고가 없단다.
그래도 그 날은, 뭐라도 한 권 사고싶은 날이었다.
앗 생각났다. 바로 일주일 전.
금요일인데, 약속은 없고. 나를 위해 선물 하나 하고 싶었던 날.
딱 오늘처럼.
그래서 소설 분야로 가서 제목을 쭈욱 훑는데
이게 뭐야 [달의 바다]가 딱 눈에 들어왔다.
재고없다고 그냥 발 돌렸으면 어쩔뻔했나 하면서
발 동동 구르며 기뻐했다.
[달의 바다] 한 권을 손에 쥐고 다른 선반을 훑어보는데
그림 여행을 권함
이라는 아주 무미건조한 제목의 책을 만남
그림이라면 내가 노래만큼 못하는 분야이지만 그래도.
지난주 금요일 구입 후
오늘, 금요일에야 다 읽은 그림 여행을 권함
그리고 오늘 나의 아바타가 탄생했다.
김한민 작가 말대로라면, 반은 시작한 셈.
▼ 내게 남은 문장들 ------------------------------------------------
1998년 가을. 현지 식당에 들어가는 일조차 도전처럼 느낄 정도로 쭈뼛쭈뼛하던 초보 여행자 시절이었다. 숙소를 마련한 날 시간이 남아도 겨우 하는 일이라곤 근처 맥도널드에 가서 가장 싼 아이스크림을 한 개 사서 여행 동반자 형과 둘이 나눠 먹는 것이었다. 그렇게 잔뜩 쫄아 있긴 했지만, 그때만큼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맞닥뜨리는 모든 것들에 진심으로 경이로워하며 여행의 일 분 일 초를 온전히 느꼈던 때도 없다. 다시 오지 않을 날들이다. 초라함만이 줄 수 있는 둘도 없는 소중함과 재미는 초라함에 대한 감각이 발달되지 않았을 때만 향유가 가능하다. 초라함에 대한 세상의 통념을 받아들이는 순간 사람은 정말 초라해진다.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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