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에 것에서 아래 것으로 스케쥴러 이동식을 가졌다.
16년부터 gongjang diary를 사용중이다.
가로 형식과 색깔, 단순미, 그리고 속지 구성 등이 모두 다 마음에 쏙 든다.
그런데 17년과 18년 스케쥴러는 색깔이 너무도 비슷해서
영 새로운 기분이 들지 않는다 엉엉
앞 면에 /18/이라고 적힌 푸른 색 스케쥴러가 있었는데 그걸 살 걸.
강아지 앞 모양에 홀려서 냉큼 사버렸네. 이런.
그래도 18년 스케쥴러에 생일을 옮겨 적으며, 고마운 사람들을 떠올렸고,
17년 일기를 하나하나 읽으며
'내가 이런 생각을 했구나' '내게 이런 일이 있었구나' 곱씹는 밤이었다.
내가 써놓고도 내가 이런 생각을 했었는지 잠시 새삼스러웠던 글들을,
옮겨 적어보려고 한다.
2017.6.20.TUE.
나이가 들수록 다른 사람 말을 잘 못 듣는다고 한다. 경험상 맞는 말 같다.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자기 할 말만 하고 다른 사람 말은 들을 생각도 않는 사람을 봐왔다. 그렇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요가 수업이라던지 기타 등등의 수업을 듣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 그건 다른 사람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듣는 훈련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이가 들어도 배움을 멈추지 말아야 하는 건, 언제나 '초급'으로 돌아갈 수 있는 마음의 자세, 나보다 어린 사람이어도 배울 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태도, 겸손해지는 마음 등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어떤 '능력'을 키우는 것만이 중요한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배우려고 하는 어른은 멋있다. 그 마음 자체가 존경할 만하다.
2017.7.16.SUN.
연잎차를 마시고 주윤하 CD를 들으며 일기를 쓰는 일요일 밤. 정말 일주일 이상에 걸친 대대적인 방청소를 마치고 나니,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아 예쁜 내 방으로 간다"하며 상기된 기분으로 들어온다. 이전 상태일 땐, 들어오면서부터 답답하고 갑갑했다면, 이제는 개운하고 상쾌하다. 너무 알맞은 타이밍에 방청소 정말 잘했다.
연잎차만 마시고 자야지, 했는데 차를 마시다보니 이 조용한 밤에 주윤하 음악이 듣고 싶어졌고, 그런데 케이스에 CD가 없어서 사라진 CD를 찾다가 갑자기 CD 청소를 또 하게 되었는데, 이렇게 한 구석 한 구석 손길을 주면서 먼지 닦고, 또 '너 거기 있구나'하며 내 것들에 안부 인사 주는 거, 정말 좋은 시간인 것 같다. 대청소 끝에 내 곁에 살아남은 녀석들이니까. 하루에 한 번씩, 내 방을 조금씩 둘러보며 인사하는 시간을 가져야지. 물론, 어려운 일이지만
2017.11.14.TUE.
혜인이와의 만남. 헤어진 후 이렇게 마음이 꽉 찬 느낌 받는 것 정말 좋다. 우리가 2009년에 만난 후로 약 8년 간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데, 새삼 우리 인연이 참 소중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함께 한, 미국에서의 그 순간들이 이렇게 오래오래 이야기할 만큼, 또 곱씹으며 그 가치를 논할 만큼 귀한 날이 될 것이라고, 그 땐 정말 몰랐다. 요즘 내 주변 친구들이 다 여행을 가는데 나만 못가는 상황에서도 내가 그렇게 부러움을 느끼지 않는 이유는, 내가 어렸을 적에 했던 그 경험들 덕분이라는 걸, 오늘 혜인이와 이야기하며 깨달았다. 그 당시 스물 두살의 나홀로 여행객을 보신 혜인이의 어머님은, 그런 나를 본 덕분에 혜인이를 혼자서 산티아고에 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혜인이가 전해주었다. 그 때의 혜인이는 그 여행을 통해 나무 뿌리를 튼튼히 하고 그 위로 지금까지 가지를 멋지게 잘 쳐온 것 같다. 멋진 친구. 오늘의 만남은 그 어떤 때보다 정말 꽉 찬 시간이었다. 아주 행복했던 시간. 고맙다!
그리고 올 해 잘한 일과 못한 일
난 언제나 내게 엄격했던 사람인데, 나이가 들수록 후해지고 있다.. 왜 잘한 일만 이렇게 많니..
GREAT
1. 내 공간을 내 마음에 쏙 들게 정리했다.
2. 인생 최초로 마라톤에 참가, 일 년에 두 번 꾸준히 해보기로 결심했다.
3. 17년이 지나가기 전 건강검진을 받는다. (미리 칭찬)
4. 운전을 배웠다.
5. 가계부를 시작했고, 신용카드 인생을 마무리했다.
6. 매일은 아니지만, 꾸준히 치실을 사용 중이다.
7. 예전 만큼은 아니지만, 꾸준히 블로그 활동 중이다.
8. 따뜻한 물, 따뜻한 차를 즐겨 마시기 시작했다.
STUPID
1. 너무 더웠던 8월 이후로 요가를 쉬고 있다.
2. 책을 점점 안 읽는다.
3. 일기 쓰는 날도 적어진다.
4. 취미 활동, 예를 들면 댄스스포츠, 필카, 요가 등을 잃어가고 있다.
그리고 2017년 목표 달성률을 점검해보자.
COMPLETED
1. 공간 정리
2. 건강 검진
3. 마라톤 with SUE
4. 운전 익숙해지기
POSTPONED
1. 홈메이드 선물
2. 필카
3. 요가
4. 사진전 프로젝트, 인터뷰 프로젝트
5. 오픈컬리지, 러빙핸즈멘토링
7. 책 출판 (주제: 강화도)
8. 저축
9. 사진 정리
DELETED
1. 영어컨텐츠 만들기 (초딩용, 회화입문용, 과외용)
2. 강연 주제: 기록하는 삶
3. 침대 맡에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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