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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방문

함익병 피부과: 진료비와 한달차 후기 (크레오신티+제로큐탄), 진료시간

어느 날 갑자기 스무 개 이상의

크고 작은 여드름이 이마를 빼곡하게 채웠다.

피부 걱정은 안 하고 살던

나의 30년가량의 세월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한 방에 무너진 것. 

 

피부가 세월을 담기 시작한 조짐이 분명 있었는데

피부 걱정을 안하다 보니

피부 관리하는 습관이 없었고

피부가 신호를 보내는데도 방치했다. (멍충이)

 

이번 설에 가족들 만나러 가서는

"어머, 피부가 왜 그래?" 하는 걱정이 담긴 소리를

결혼 안 하냐는 말 대신 들었다. (여드름 땡큐)

"그러게요. 갑자기 이래요. 피부과 가보려고요."

여드름 안부 인사는 크게 스트레스가 되진 않았고

피부과에 가면 분명 나아질 거란 확신이 있었다.

 

어느 피부과에 가느냐가 문제였다.

동네 피부과를 검색해보니, 

대부분의 홈페이지 메인화면을 가득 채운 건

10회 이상을 요구할 게 뻔한 덩치 큰 기계들

난 기계 치료를 받고 싶진 않았다.

비싸기만 하고 일시적일 것 같은 느낌

 

1시간 째 고민하는데 지인에게 연락이 왔고,

"응, 쌤"

"뭐해, 쌤?"

"여드름이 심해져서 피부과 검색해."

"쌤, 함익병 피부과 가봐."

단 네 마디로 피부과 정보 겟!!!

 

그렇게 피부과 세계에선 꽤나 유명한 분을

처음 알게 되었다. 

 

추천해준 친구는 계속 실드를 쳤다.

"호불호가 갈린다."

"말을 좀 세게 한다."

내가 받을지도 모를 상처(?)를 예견한 것.

 

 

2월 초,

그 멀고도 먼 함익병 피부과에 갔다.

"인기는 많은데 진료 시간이 짧아서

대기도 짧다"는 친구의 말대로

10분 후에 진료실로 들어갔다.

 

(긴장)

 

"뭐 때문에 왔어요?"

"이마에 갑자기 여드름이 많이 생겨서요."

쭉 살펴보시더니 (노메이크업이었음)

살짝 어이없다는 웃음과 함께

"이마만 문제인 것 같아요?"

"좋은 건 아니지만, 이 정도면 괜찮다고..."

 

'괜찮다'는 말에 꽂히셨는지

이야기는 갑자기 한국 경제로 이어졌고

"한국 경제, 지금 괜찮아요?"

 

이어진 몇 마디 대화 끝에

"지금 환자 피부는 한국 경제 상황과 같아요."

라는 세상 듣도 보도 못한 비유를 들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상)

 

"유전이에요. 평생 먹어야 해요."

"환자가 아이를 낳으면 아이 피부도 이럴 거예요.

아이 피부도

'이 정도면 괜찮지'로 키우면 안 돼요."

"얼굴이 이러면 가슴이랑 등에도

여드름이 분명히 있을 거예요. 

얼굴이랑 몸에 다 바르시면 돼요."

 

그렇게 일반적으로 한 달에 보통 한 개

처방해주신다는 크레오신티를 내겐 두 개 처방,

그리고 하루 1알 먹는 제로큐탄을 함께 받았다.

 

처방전 41,140원 + 약 49,610원 = 90,750원 (한 달)

 

호불호가 갈린다는 말을 이해했다.

그래도 효과만 있으면 댓츠 오케이!

 

제로큐탄 복용법 및 크레오신티 사용법

 

제로큐탄은 피지를 억제시키는 성분이라

피부를 정말 건조하게 만든다고 했다.

안 맞는 사람은 손등까지도 건조하게 튼다는데,

나는 입술 정도만

평소 3-4배 정도 립밤을 계속 발라줬다.

고통스러울 정도는 아니었는데,

사람 바이 사람인 듯.

 

제로큐탄은, 

함익병 선생님 말씀에 따르면 평생을 먹되

1년 100알 이상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처음 한 달은 하루 1알,

두 달째 이틀에 1알,

세 달째 사흘에 1알,

이렇게 줄여나가면서 평생 ^^ 먹으라고.

유전이라는 게 그런 거라고.

 

제로큐탄은 굉장히 귀여운 사이즈

 

함께 바르는 크레오신티

아침저녁으로 1일 2회

스킨 전 얼굴 전체에 고루 바른다.

 

 

알코올성이라서 바르고 난 후에

끈적임 같은 것은 전혀 없다.

 

 

손등에 한번 발라봤다. 

 

맨 살

 

크레오신티 바른 직후

 

2월 5일 처음 먹고 바르기 시작해

2월 셋 째 주가 되기까지,

하루도 빼먹지 않고 꾸준히 지켰다.

 

평소 약이란 약은 잘 안 먹는 편이라서

독하다는 피부과 약을 먹으면

드라마틱한 변화가 올 거라고 예상했으나

보기 좋게 빗나갔다.

 

오래 지속되어온 여드름이 아니었는데도

이마 여드름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고

심지어는 다른 위치에 여드름이 올라왔다.

왕여드름!

 

 

뭐지?

피지를 억제해주고 있는데도 올라오는

이 강력 여드름의 파워는...

 

그래서 이때부터 긴장 모드 시작

'내가 너무 방관했구나'

'세월의 힘을 너무 간과했어'

'재생능력을 잃은 게로군'

반성하면서

세안부터 기초 화장품, 영양제, 식습관까지

조정에 들어갔다. 

 

세안독도 워터 클렌징 → IF 녹차 폼클렌징

기초: 독도 토너 IF 트루 앰플 IF 비자 시카 밤

: 주 1-2회 IF 화산송이 모공팩, 주1-2회 수분팩

식습관:

- 아침 공복 레몬 물 + 꿀 한 스푼 (항산화 효과)

- 하루 물 2L 마시기

- 노 밀가루 (최대한 노력)

영양제:

- Himalaya, 인도 멀구슬나무 

 

아직 영양제는 배송이 안돼서

영양제 외 나머지를 시작한 지 3-4일째,

놀랍게도 눈에 띄는 변화가 생겼다.

 

이게 물 때문인지, 

화장품 때문인지, 

아니면 피부과 약이 효과가 올 시기인 건지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저 피부과 약에만 기대는 건

요행만 바라는 멍충이였던 것.

내 피부는 내가 아끼는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보살펴주어야 하는 건데!

그걸 참 늦게도 깨달았다.

 

내가 신경 써서 보살피고 아껴주니

피부의 변화가 눈에 보인다. 고맙다.

 

피부과 약은 분명 효과가 있었다.

차도는 느렸지만

이마 여드름은 가라앉고 있었다.

 

그러나 다른 부위에 여드름이 올라와서

나 나름대로 내게 맞다고 생각하는

화장품과 식습관을 찾아 바꿔주었고

그 시너지 효과로

속도 빠르게 피부가 재생되고 있다.

 

이대로 쭉 괜찮다면

피부과에 다시 안 가고 싶기는 한데 (너무 비쌈)

'사흘에 1알 먹는 정도로 계속 먹으면 어떨까'

기대하게 되면서도

'약 복용을 중지하면 다시 트러블이 생기려나'

걱정도 된다. 복잡한 마음.

 

앞으로 제로큐탄 4알,

크레오신티는 1병 반 남았다.

약 복용 중지 후

한 달 정도 경과를 지켜보면서

궁극적으로는 이너뷰티를 챙기는 방향으로

피부를 지켜나가는 것이 목표. 

 

■ 함익병 피부과 위치 및 진료시간

(수/목/일요일/공휴일 진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