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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빨간책방

이동진의 빨간책방 13회 _ 단풍잎/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best page


오프닝 멘트

지금은 어디쯤 갔을까요. 하루 평균 25km 시속 1km로 내려가고 있다고 하는데 말이죠. 네, 단풍 얘깁니다. 시속 1km. 그러니까 가을이 깊어지는 속도인 셈인데요. 이제 막 발을 뗀 아기의 걸음마. 산길을 천천히 걷는 사람의 속도도, 아마 그 정도 일 겁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중에서 초속 5cm라는 작품이 있죠. 초속 5cm.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이자 소년이 소녀에게 다가가는 마음의 빠르기 였습니다. 어쩌면 눈물이 흐르는 속도도 딱 그 정도 아닐까 싶어요. 우리 몸의 속도는 애초에 이렇게 자연의 속도와 비슷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오늘도 우린 시속 120km로 달려야 했구요 스마트해진다고 유혹하는 디지털의 속도에 끌려가느라 고단하기만 하죠. 이런 세상 속에서 자기 속도를 유지하는 것은 점점 버거워만 지는데요. 낙엽이 지상에 내려앉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는 일은 어떤가요. 잠깐 멈춰서, 라는 계절의 빨간 신호등. 단풍이 붉은 이유인지도 모르니까요. 안녕하세요, 여기는 이동진의 빨간 책방 입니다.


comment. 이동진은 2012년의 가을에 있었고, 난 2015년의 가을을 통과하고 있었다. 영화 동감이 떠오르는 묘한 기분. 11월 7일, 마침 길을 걷다가 수북이 쌓인 단풍잎을 찍을 때 흘러나와서 더욱 와닿았던 오프닝 멘트. 그러나 - 빨간책방 오프닝멘트는 가끔, 너무 많은 말을 한 번에 쏟아내려고 하는 욕심이 묻어난다. 부피가 크다.





1시간 6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민음사 이재룡 교수 번역본) BEST PAGE

355 - 김중혁 작가

505 밑에서 11번째 줄부터 507까지 - 이동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