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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빨간책방

이동진의 빨간책방 14회 _ 미생/ 윤태호 야구 만화 (애니어그램)


56분 32초

정말이예요. 정말인게, 그냥 전 아무것도 모르지만 제 입장에서도 어떤 사람이 저한테, 저는 더군다나 만화를 잘 안 보잖아요. 미생이라는 만화가 있는데, 무슨 만환데? 그러면, 응 바둑과 회사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연계한 만화야. 그래? 무슨 회산데. 종합 상사. 이러면 저는 안 보는 거거든요. 무역 회사에서 일어나는 일이 뭐가 재밌을 것이며, 바둑 하면, 저는 바둑 둘 줄도 모르는데 그걸 어떻게 보란 말인가, 이런 생각이 들 것 같거든요. 그래서 어쩌면 미생이라는 게 굉장히 제한적인 기획인 것처럼 보이거든요.


57분 35초

샐러리맨과 바둑이, 이 지점이 맞닿아 있었던 거 같아요. 바둑은, 두고 나면, 진 사람이 이긴 사람하고 같이 앉아가지고 복기를 하잖아요. 굉장히 처절한 작업이거든요. 근데 자기가 이 다음에 이기기 위해서는 그 일을 해야 된단 말이죠. 근데 이게 만원짜리 한 판이 아니고, 몇 억이 왔다갔다하는 우승 상금이 걸려있는, 대회에서도 이분들은 초연하게 복기를 해요 서로. 그것이, 그 비장함이 너무나 매력적이었구요 저는. 개인적으로. 그것을 경험한 사람이, 회사에 들어갔을 때, 하나도 모르는 상태에서 회사의 매커니즘을 어떻게 배워나갈까, 그러면 결코 쉽게 배우고 넘어가진 않을 것 같다, 꽤나 도장 찍듯이 순간순간을 꾹꾹 눌러가며 살 것 같다는 생각을 좀 했었거든요.


58분 52초

바둑은 굉장히 일찍 시작하잖아요.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래서 자기는 평생 바둑 기사로 살겠다고 생각하는 거고. 프로 기사가 되기 위해서. 그렇게 모든 걸 바친 아이가 결국은 입단에 실패를 하고 그리고 군대까지 갔다 와서 나이도 어느 정도 차버리게 되고, 말하자면 회사도 빽으로 들어간 거잖아요. 시험 쳐서 들어간 게 아니고. 네, 낙하산으로 가게 된거고. 그렇게 젊은 나이에 자기 인생을 철저하게 패배한 아이가 청년이 되어서 새로운 직장에 들어가서 무언가 일을 시작하면서 이 만화가 시작된다는. 그런 설정이 저는 굉장히 흥미롭다고.


59분 26초

한국기원연구생에서 열여덟살때 나오게 된다는 것은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너무너무 어마한 일이예요. 여섯살, 다섯살, 이때, 이미 한국 기원에 연구생으로 들어가는 아이들이 많거든요. 그 때 아이들이 가만히 앉아서 열 몇시간씩 바둑을 두는 거거든요. 그 아이가, 열여덟살때 입단을 못하고 나오게 됐을 때 세상이 어떻게 보일까. 그건, 거의 버려졌다시피 느끼지 않을까.


comment. 미생이라는 만화 그리고 드라마. 만화도 도라에몽 외에 완결까지 읽은 것이 없고, 드라마도 안 본지 오래고. 일반적인 샐러리맨으로서 공감할 부분도 없을 것 같고. 크게 보고 싶은 이야기는 아니었는데 이동진 기자와 윤태호 작가가 얘기하는 미생의 배경을 알고 나니, 조금 흥미가 생기기도 한다. 궁금하고. 하지만 안 보겠지.




1시간 1분 28초

아직도 컴퓨터가 인간을 못 이기는 게 바둑이잖아요. 이 놓는 점의 착점의 경우의 수가 매번 놓을 때마다 361의 제곱분의 1이니까 (웅성웅성대기 시작) 어마어마한 경우의 수가 되거든요. (이걸 기억하고 계시다니) 아니아니, (저 머리로 바둑을 뒀어야 했는데!) 왜냐하면, 약간 당연하죠. 그러니까, 그 변화의 수를 못 따라오는 거죠. 체스는 지금 이기잖아요, 컴퓨터가 인간을. 그런 측면에서 굉장한데 (후략)


comment. 시간을 적어두지 않았다가 2시간 40분짜리 15회 팟캐스트를 이곳저곳 쑤시면서 이 부분 찾는다고 고생했다ㅠㅠ 이동진 기자 똘끼 부분이 또 너무 웃겨가지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숫자에 obsessed 된 이 남자 매력적이야. 숫자라면, 가격도 날짜도 뭣도 다 까먹는 나 같은 아이에게 이런 남자는, 아주 신기한 생명체.




1시간 5분 16초

저는 사실 바둑을 못 둔다고 했잖아요. 근데 완전히 못 두진 않고 두는 법은 알거든요. 근데 제가 사실 이상한 게 기보를 평소에 열심히 읽어요. 기보 읽는 게 너~무 재밌어요. (일동 하하하하하) 바둑을 못 두는데!. 그니까 이상한 일이죠. 근데 박치문씨는 정말, 이 기보를 해설하시는 걸로 전설이신 분인데, (후략)


comment.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 똘끼. (기보(바둑을 둔 내용의 기록))




1시간 10분 즈음

어떤 인물들을 보면 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거든요. 저도 이제 직장 생활을 10년 넘게 했으니까, 직장에, 예를 들어서, 한석율 같은 사람은 반드시 있어요. 꼭 한 명 씩 있습니다. 그리고 뭐, 장백기 같은 사람도 있고, 안영이가 오히려 관념적인 캐릭터구요, 그거 외에 남자들은 다 굉장히 생생한 캐릭터라서 어떤 인물의 유형을 대표하는 그런 캐릭터로 만들어내시는 거 같은 느낌을, 만화를 보면 제가 받는데, 예전에도 왜, 야구 만화 그리실 때 아홉명의 선수를 다, 애니어그램의 각 유형별로 하신 적이 있다고 제가 들은 적도 있구요


comment. 엇 이 야구 만화 제목이 뭘까. 찾아 봐도 안 나와. 『발칙한 인생』인가? 유명한 건 아닌 것 같은데, 보고 싶다. 애니어그램을 베이스로 하면 읽는 재미가 더할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