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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빨간책방

이동진의 빨간책방 16-2회 _ 12월 1일/ 이미지의 폭력/ 행복


1시간 56분

"저한테 가장 의미 있는 날이 사실 12월 1일이예요."

-왜요? 제 입사일인데. (ㅋㅋㅋㅋ)

"제가 스웨덴으로 처음 유학을 갔었는데 유학을 가서 이제 처음 타지에서 생활을 했던 게 12월 1일이었고, 왠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가장 큰 하나의 단절점으로 느껴지거든요. 그 전과는 달라진. 그러니까 공간도 달라졌고, 삶의 패턴도 달라졌고 (년도는 몇 년도죠?) 2002년. 시간 개념도 완전히 달라졌고. 저는 개인적으로 해가 뜨는 시간이랑 지는 시간에 굉장히 예민한 편이예요. 근데 그 시간이 굉장히 이상하게 드라마틱하게 바뀌었었고, 아까 말 얘기 하셨었지만,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에 쌓여 살았고, 그래서 겨울이, 조금, 약간, 시작의 의미가 있어요. 그것도 최근에 하게 된 생각인데. 1년에서 저에게 의미를 주는 날은 12월 1일 하루밖에 없는 것 같아요. 


comment. 오늘이 12월 1일인데. 어쩜 이런 우연이. 12월 1일 오늘이 내겐 특별히 의미가 있지는 않았으나, 마침 내 소중한 친구 하나, 또 다른 삶을 시작한 날. 잠시 잊고 있었는데 포스팅 하면서 12월 1일을 곱씹다가 생각이 났다. 방금 막 친구에게 연락을 해보았다. 잘 시작하였느냐고, 새 둥지는 어떻느냐고. 그 친구에겐 꽤 의미 있는 날이었을 오늘, 12월 1일. 



2시간 1분

"저는 제 말이나 밖에서 봤을 때의 이미지가 어떻게 비춰지는지 모르거든요. 굉장히 얌전하고 내성적이고 혹은 따뜻하고 이렇게 보는 사람이 많다는 거에 놀란 적이 있어요. 나는 별로 그런 사람이 아닌데. 근데 그것도 하나의 폭력적이란 느낌을 받을 때가 있거든요."

- 이미지의 폭력 같은건가요?

"그게 무슨 얘긴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저 사람 참 착한 사람이야, 저 사람 참 좋은 사람이야, 이 말은 넌 계속 좋은 사람으로 있어라는 얘기잖아요. 어떻게 본다면. 그런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 굉장히, 차분하시네요, 이런 얘기 굉장히 많이 듣거든요. 그래서, 그런가? 난 뭐지? 이런 생각을 해요."


comment. 이동진 기자가, 이미지의 폭력 같은건가요? 라고 물었을 때, 그게 무슨 얘긴진 모르겠지만, 이라고 대답하는 루시드폴이 조금 매력적이었다. 



2시간 5분

"대실망쇼라고, 안테나 뮤직에서 했던 합동 공연에서도, 사실, 거기서, 그 분이 오신 그런 느낌으로 퍼포먼스 하셨잖아요."

"사람들이, 자신이 타인에게 어떻게 비춰질지 생각이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행동 못하고 그런 데 무관심한 사람이 오히려 그렇게 행동을 잘하는 것 같아요."


comment. 대체 대실망쇼가 무어냐! 궁금하다.



2시간 20분

행복,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껴 흐뭇한 상태.


comment. 밥만 맛있는 것 먹어도 행복하단 말이 입 밖으로 흘러 나온다. 꽤 오래 전의 어느 날, 집에서 온 가족이 함께 맛있게 밥을 먹고 난 후에도 습관처럼 행복하다고 감탄처럼 내뱉었는데, 그 말을 들은 우리 아빠가 꽤 놀라셨던 적이 있다. 행복하단 말이, 그렇게 사람들이 자주 쓰는게 아니라고, 사람들이 쉽게 행복하다고 느끼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며. 오늘도 들깨버섯순두부를 먹으며 난 행복했는 걸! 하얀 순두부!